혼자가 혼자에게
- 이병률 -
2021/08/02
이번에 다시 이병률 작가의 책을 읽어보았습니다.
1. 책의 내용 (줄거리)
여행산문집이여서 전반적인 내용이 있는게 아닌 작가의 생각들이 적혀져 있는 책입니다.
p.109
얼마 있다 봄기운이 도착하기만 한다면, 늘 고민이 많고 착하기만 한 후배를 부르거나, 모소리가 봄날 같은 사람들하고 나무 밑에 마주하고 앉아 그것들을 펼쳐놓고 싶다. 도시락과 보온병을 가지런히 펼쳐놓고 그래도 채워지지 않을 그 무언가에 대한 그리움을 보겠다고 고개를 들어 아련히 하늘을 올려다볼 것이다.
p.173
이사를 하고 만나는 동네의 새롭고도 낯선 기분들. 자주 마주치는 이웃의 쵸정이나 동네 식당의 냄새 따위들. 여행지에서 잘못 들어선 골목길 같다. 그런 기분들을 아주 즐기는 편이라 하더라도 서너 달에 한 번 극장에 가듯이 이사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나는 층간 소음도 나쁘지 않다. 단 소음이 반복적이지만 않다면, 그 반복이 어떤 일정한 울림으로 괴롭지 않은 정도라면 아, 이 집은 일찍 아침을 시작하는구나...... 아, 저 집은 아기가 있구나....... 하면서 뭐든 상상하기 좋은 상태에 놓이는 것도 내가 할 일이니까.
p.179
그런 다음, 천천히 알았다. 세르게이네 집만이 아니라 다른 집에도 반드시 그런 용도의 의자가 현관문 앞에 놓여 있다는 걸. 그리고 가족들 중 한 사람하고 잠시 이별할 일이 생길 때 그 의자는 의식의 재단처럼 사용된다는 것을. 그래서 의자는 자주 닦인다.
그 누가 됐건, 누군가 먼길을 떠나는 것은 커다란 의미다. 먼길 위에서 안전해야 하고, 성과를 가져와야 하고, 또 남겨두고 온 가족을 많이 생각해야만 하니까.
p.180
세르게이는 태어나서 거의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는데 갓 태어난 아이를 받아 안고, 펑펑 울었다. 러시아에서 신생아의 아빠는, 출산을 도와준 병원 의사에서 감사의 선물을 하는 풍습이 있는데 선물로 케이크를 사러 나갔다가 빵집에서 케이크 한 상자를 달라는 말을 다 못하고 그만, 꺼어꺼억 울었다.
2. 개인 견해
요 근래 책을 읽지 않다가 복잡한 일들이 끝나고 다시 읽어보았습니다.
이리저리 정신 없는 상태에서 최근에 출간된 '혼자가 혼자에게'를 읽어보았는데,
마치 여행을 갔다온 것 처럼, 작가가 느꼈던 감정들을 느낀 것 처럼 마음이 차분해지는 듯한 느낌이 드네요 😮
위에 적은 글귀들도 보면서 내용들을 상상해보기도 하고, 사진들을 보면서 평온해지는듯한 것 같습니다 ㅎㅎ
개인적으로 몇 권의 책을 더 출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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